고사성어

#고사성어(25) 견렵심희(見獵心喜)의 유래와 쓰임

두족이 2024. 1. 23. 17:30


오늘은 고사성어 '견렵심희(見獵心喜)'에 대해 알아볼 예정입니다. 이 고사성어는 '사냥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기쁘다'는 뜻으로, 어렸을 때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비유하는 말입니다. 그럼 각 한자의 음과 뜻부터 알아보겠습니다.

'견(見)': '보다'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. 사물이나 상황을 눈으로 확인하거나 인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.
'렵(獵)': '사냥하다'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. 야생동물을 잡아내는 행위나 그런 행위를 즐기는 것을 의미합니다.
'심(心)': '마음'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.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, 의지 등이 움직이는 내적인 공간을 의미합니다.
'희(喜)': '기쁘다'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. 즐거움을 느끼거나 그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.

이들을 조합하면 '사냥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기쁘다'라는 의미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. 하지만 이 고사성어의 진짜 의미는 '사냥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기쁘다'가 아닙니다. 실제로는 '자신이 좋아하던 일을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움직여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뜻'으로 쓰입니다. 이는 고사성어 '견렵심희'가 유래된 이야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.

북송(北宋) 왕조의 유명한 학자 정호(程顥)는 명도(明道)선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. 그는 젊고 총명한 청년 시절에 서쪽의 수도 낙양(洛阳)에서 강연으로 매우 유명했습니다. 그의 동생 정이(程頤)도 유명한 학자로, 사람들은 두 사람을 '이정(二程)'이라고 불렀습니다. 훗날 이들의 교리는 주희(朱熹)에 의해 계승, 발전되어 '정주학파(程朱學派)'로 불렸습니다.

정호는 16~7세 때 사냥을 매우 좋아했습니다. 그러나 나중에 그는 공부에 집중하게 되면서 사냥을 할 시간이나 에너지가 없었습니다. 한번은 친구에게 "나는 앞으로 사냥이라는 취미를 갖지 못할 거야!"라고 슬퍼하며 말했습니다. 이 말을 들은 주무숙이라는 친구가 정호에게 가서 "네가 하는 말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.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말게나. 자네가 사냥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마음을 숨기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네. 언젠가 이 마음이 다시 생겨나면 어릴 때처럼 한동안은 즐겁게 사냥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네."라고 말했습니다. 정호는 주무숙의 말이 끝나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참을 웃기만 했다.

주무숙의 말은 12년 후 확인되었습니다. 한번은 정호가 나들이를 갔다가 돌아왔습니다. 그는 들판에서 사냥하는 사람들을 보고 갑자기 사냥의 즐거움이 떠올라 손이 간지러워졌습니다. 하지만 갑자기 주무숙이 했던 말이 떠올라 사냥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곧장 집으로 걸어갔습니다.

이 이야기를 통해 '견렵심희'는 '사냥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기쁘다'는 의미가 아니라, '자신이 좋아하던 일을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움직여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뜻'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.

'견렵심희'는 자신이 좋아하던 일을 오랜만에 다시 접하게 되어 그것을 해보고 싶어지는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.

이를 대화문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.

A: "요즘 너무 바빠서 운동을 못하고 있어."
B: "그래? 나는 요즘 헬스장에서 운동하느라 정말 즐거워."
A: "정말? 나도 오랜만에 운동하는 모습을 보니 '견렵심희'하네. 다음에 같이 가자."


이처럼 '견렵심희'는 우리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는 고사성어입니다. 이 고사성어를 통해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던 일을 다시 찾아보는 기회를 갖게 되며, 그것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.